친구를 만나러 다른 회사 사옥에 간다고? 아모레퍼시픽 사옥이라면 가능한 이야기다. 대부분 사옥은 안내 데스크나 출입 게이트 등으로 외부인 출입을 막는데,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를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열어두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는 지하층은 핫한 카페와 식당이 모여 있고, 그 위로는 3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 세계 전시 도록만 모은 라이브러리 'apLAP' 등이 있다.
사진 제공 아모레퍼시픽
달항아리를 닮은 건물
세계적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조선 시대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설계했다. 달항아리에서 보이는 단아함과 균형 잡힌 비례감이 묵직한 정육면체 형태로
표현되었다. 건물을
감싸는 2만 장의 알루미늄 루버 역시 빛과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백자처럼 날씨와 시간에 따라 건물 안팎의 장면을 계속해서 변화시킨다.
하늘에 떠 있는 대형 정원
건물 가운데 자리한 거대한 옥상 정원이 특히 압권. 5~6개 층을 비워내고 만들었다고 하니 그 엄청난 규모가 슬며시 가늠된다. 이 옥상 정원에는 ‘창을 통해 바깥 경치를 집
안으로 끌어와 감상했다’는 전통 조경 방식인 ‘차경’의 개념을 녹여냈다. 옥상 정원 너머로 보이는 서울 도심과 용산가족공원, 한강의 모습이 마치 한옥의 창문과 중정 너머로
풍경을 보는 듯하다.
HASHTAG
#데이비드치퍼필드
#용리단길의시작
#노출콘트리트
#달항아리
#루버2만장
에디터의 픽! 이런 분께 추천!
+ 노출 콘크리트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
+ 수직 루버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
+ 식사부터 디저트, 문화생활까지 한곳에서 끝내고 싶은 사람
Info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100
전화 02-6040-5114
홈페이지 ww.apgroup.com
곁들이는 산책길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옆집쯤 되는 하이브 용산. 그 지하에 음악 뮤지엄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를 오픈했다.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의 미공개 안무 영상과
인터뷰, 기획 전시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한번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뮤지엄 관람 후에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맛집이 많은 용리단길을 탐색해보자. 삼각지역까지
내려오면 40년 넘게 전통을 이어오는 대구탕 골목도 있다.
①아모레퍼시픽
②하이브 인사이트
③용리단길
④대구탕골목
나무가 자라는 건축물, 경농 사옥
나무가 자라는 건축물, 경농 사옥
녹색 상자로 구축한 회사의 그린 라이트
경농은 한국 농업과 함께 걸어온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농약이라고 말하는 작물 보호제를 60년 넘게 연구하고 만들어왔기 때문. 경농
사옥은 첨단산업이 모인
강남 한복판에서 자신의 정체성인 그린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멀리서 보면 녹색 상자를 젠가처럼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것처럼 보이는 건물. 자세히 보면 건물 사이로 건물
구성의 기본 틀이 되는 3.6x3.6m 크기의 녹색 상자가, 자작나무를 심은 거대 화분이 놓인 테라스가 되기도 하고, 볕이 잘 드는 사무 공간이 되기도 한다.
모기업 동오그룹의 이름을 따서 동오빌딩으로 이름 지었으니 찾아갈 때 참고할 것. 2019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
사진 제공 연미건축
사진 남궁선
도심 속으로 들어온 농장
500㎡ 규모의 옥상 텃밭에는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벼, 사과나무, 블루베리 등 30여 종의 농작물이 무럭무럭 자란다. 더 이상 ‘도시 농부’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을 만큼
최근 도심 속 텃밭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곳은 조경을 주목적으로 하는 다른 텃밭과는 조금 다르다. 기업의 사업 분야인 관수 설비 및 농업 관련 제품을 개발,연구하는 실험
장소, 즉 일종의 기업 연구소인 셈. 서울시 도시 농업 최고텃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9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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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오빌딩
#옥상텃밭
#도심속작은농업
#그린큐브
에디터의 픽! 이런 분께 추천!
+ 도시에 살고 있지만 농부를 꿈꾸는 사람
+ 조경에 관심이 많은 사람
Info
주소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37-4
전화 02-3488-5800
홈페이지 www.knco.co.kr
곁들이는 산책길
차로 10분 거리에 양재시민의숲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숲 개념을 도입한 공원답게 도심에서 보기 힘든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다. 숲을 지나면 조용한 양재천 옆으로 작고
예쁜 독립 서점 믿음문고가 있다. 치유의 공간인 예배당을 본떠 만든 곳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외부의 소란함이 사라져 여유롭게 쉴 수 있다. 양재천 카페 거리와
이어지니 놓치지 말고 둘러보길.
①경농사옥
②양재시민의숲
③믿음문고
④양재천카페거리
은행의 변신은 무죄, 플레이스원
은행의 변신은 무죄, 플레이스원
생명체처럼 숨 쉬는 것 같은 건축물
삼성동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 옆에 자리한 KEB-하나은행 플레이스원(Place1). 외관만 보면 무슨 용도의 건축물인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문어 빨판을 연상시키는 돌출 구조물이
건물 외벽을 감싸면서 독특한 아우라를 풍긴다. 마치 은행이 아니라 현대미술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빨판마다 지름 2m의 원형 디스크가 달려
있다. 조금씩 다른 무늬가 그려진 이 원들은 '아트 디스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자체 회전도 가능해 건물의 입체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밤에는 이 원들이 회전하면서 생기는
틈으로 건물의 빛이 뿜어져 나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보인다. 건물 외벽 재질을 국내 최초로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로 사용해 내구성을 높이고 디자인에는
자유로움을 주었다고. 기존 건축물 형태에서 탈피한 과감한 디자인은 김찬중 건축가의 작업.
사진 제공 더시스템랩
사진 김용관
뱅크는 뱅크지만 컬처 뱅크
보통 은행이라고 하면 보안 중심의 폐쇄적인 공간을 떠올리는데, 플레이스원은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 일반인이 가보고 싶은 문화 코드를 접목해 친숙한 장소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컬처 뱅크' 프로젝트의 일환. 플레이스원은 컬처 뱅크를 상징하는 대표 건축물이다. 그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주차장 옆으로는 세련된 분위기의 서점이 있고, 각 층 로비마다 아티스트의 작품을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전시해, 계단으로 한 층씩 올라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성공한 크리에이터의 강연이 인기가 많다. 인스타그램 계정 @hanaplace1을 통해 매달 진행하는 전시와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미리 찾아보고 방문하면 좋다. 2018 서울시 건축상 대상.
HASHTAG
#은행건축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문어빨판
#아트디스크
#문화놀이터
에디터의 픽! 이런 분께 추천!
+ 은행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
+ 전시회나 세미나 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
+ 반듯한 빌딩보다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을 좋아하는 사람
Info
주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96길 26
전화 02-565-1111
홈페이지 www.instagram.com/hana.culturebank
곁들이는 산책길
여기서 10분 거리에 코엑스가 있다. '코엑스'라 쓰고 '미로'라 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쇼핑몰,
서점, 아쿠아리움, 영화관까지 없는 게 없다. 최근에는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대형 전광판을 활용해 데이비드 호크니의 신작 등 공공 미술 전시를 자주 진행하니 미리 정보를
챙기면 좋다. 코엑스에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면 천년 고찰 봉은사도 있다. 추사 김정희의 현판(서울시 유형문화재 제425호),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보물 제1819호), 고려
시대에 제작한 봉은사 청동 은입사 향완(보물 제321호) 등 문화재가 가득하다. 산책 코스로 훌륭한 봉은사 뒤편의 소나무 숲길도 걸어보자.
①플레이스원
②코엑스
③봉은사
④소나무숲길
타이어 회사의 역동성을 담다, 더 넥센 유니버시티
타이어 회사의 역동성을 담다, 더 넥센 유니버시티
초록을 품은 타이어 연구소
넥센타이어 중앙 연구소, 더 넥센 유니버시티(THE NEXEN univerCITY). 누가 봐도 타이어 만드는 회사임을 알 수 있도록 외관은
타이어 트레드 문양을 형상화했고, 내부 바닥에는 아스팔트 도로를 연상케 하는 대로가 길게 뻗어 있다. 건물을 둘러보면 건물 중앙이 뚫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건물 외부
산책로는 중앙의 초록 공간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내부 산책로로, 그리고 건물의 옥상 정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타이어 연구소를 산책하는 마음으로 둘러보기 좋다.
사진 제공 해안건축
사진 이남선
N차 관람 가능, 인피니티 월
건물 로비에는 지나가다 발걸음을 멈출 정도로 시선을 사로잡는 미디어 아트가 설치되어 있다. 가로 30m, 세로 7m, 한 벽면을 다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LED 화면에
실제와 같은 생생한 움직임을 구현했다. 도시와 자연환경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물을 활용해 이동하는 파쿠르 선수들이 튀어나와 벽과 바닥을 뛰어다니고, 수만 개의 공이 모였다
떨어지기도 하고,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치기도 한다. 한마디로 압도적. 그렇다 보니 인피니티 월을 보기 위해 이곳을 여러 번 찾아오는 사람이 생길 정도다. 2019
서울시건축상 우수상.
더 넥센 유니버시티와 인접한 서울식물원 안에 마곡문화관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 1980년대까지 김포평야 일대의 배수펌프장 역할을 하던 곳으로 근대 산업 유산 중 유일하게
원형이 남아 있는 건축물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363호.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허준박물관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 목활자본 집필 과정을 볼
수있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서울시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향교인 양천향교가 있으니 함께 들러보는 것도 좋다.